디지털 교도소 누명 쓴 고려대 고대생 사망
유가족 억울한 죽음 알려 달라
디지털 교도소에 얼굴과 사진이 공개됐던 고려대 고대생 석우 씨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과 사법부를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우려가 계속됐지만 아무 소용없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교도소 고려대 고대생 석우 사건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석우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이름을 공개하는 점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7월 고려대 고대생 석우는 디지털 교도소에 '지인을 능욕하기 위해 음란성 게시물을 공유했다'라는 글이 올라오자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7월 석우 씨를 '지인능욕범'으로 지목했고 심지어 얼굴 사진과 학교, 전공, 학번 등 신상정보를 상세하게 공개했습니다. 또 석우 씨가 음란성 게시물 제작을 요청한 증거라며 다른 사람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신저 내용과 음성 녹음파일도 함께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석우 씨는 고려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당시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사진과 이름, 전화번호는 내가 맞지만 그 사이트에 올라온 범행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석우 씨는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을 누른 적이 있고 비슷한 시기 모르는 사람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준 적은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사이트 가입이 화근이 되어 전화번호가 해킹 된 것 같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와 석우 씨는 온라인상에서 공방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지난 3일 고려대 고대생인 석우 씨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온갖 악플과 협박 전화, 문자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7월에 한번 쓰려진 적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8월 한 달 동안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복학하기로 마음먹고 서울로 올라온 다음 날 심장마비로 쓰러졌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현재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에 대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미 특정된 피의자들이 있고 국제 공조를 통해 엄중히 추적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서버가 해외에 있고 사건 연루자들이 다수라는 점 때문에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낳은 결과라는 옹호도 있었지만 이번 사건과 같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의 경우 신상 공개로 오히려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