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나는 자연인이다 출연자 장병근 실종, 60대 아내는 사망
폭우가 덮친 경북 예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자연인 장병근 씨가 실종되고 60대 아내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폭우로 장병근 씨 집은 물론 마을은 초토화됐고 평범한 이웃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자연인 장병근 씨 아내 숨진 채 발견
이날(16일) 수색 당국은 오후 3시 45분쯤 산사태로 매몰된 66세 A씨 시신을 수습했고 곧바로 자연인 장병근 씨 아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장소는 자연인 장병근 씨가 거주 중이던 집에서 약 20m 가량 떨어진 지점이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5시 16분경 장병근 씨 부부는 산사태로 살던 집에 매몰되며 실종됐다.
이날 예천 산사태는 장병근 씨가 거주 중이던 집을 통째로 쓸어버렸고 더 이상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설상가상 실종 첫날 중장비 진입도 어려워 일일이 손과 발 등 수작업으로 수색작업을 이어갔다.
'나는 자연인이다' 장병근 실종
상황이 나아지면서 포클레인 등 중장비 동원이 가능해졌고 진흙을 일일이 뒤집으며 작업을 시도한 결과 장병근 씨 아내 A씨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자연인 장병근 씨 아내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장병근 씨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장병근 씨 아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색 당국은 "수색 속도가 느려지면서 시신 조차 못 찾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혹시라도 생존해 계실 수 있는 생존자를 찾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자연인 장병근 생존 가능성
장병근 씨는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한 뒤 지역 사회에서 유명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당시 장병근 씨 부부는 지칠 대로 지친 도시의 삶을 버리고 큰 용기를 내 터전을 산으로 옮겼다고 밝힌 바 있다.
자연인 장병근 씨의 산 생활 시작은 아내와 14살 아들, 12살 딸과 함께였다. 도시의 삶에 지칠 대로 지친 부부는 지리산으로 갔고 아이들은 대안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부부는 선조들의 삶의 방식에 따라 소와 쟁기를 써서 밭을 일궜고 상투를 틀고 갓도 썼다. 도시의 문명에서 아예 벗어나 옛 모습으로 돌아가면 돈의 구애를 받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랐고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다 못해 1년 만에 자연인의 삶은 실패로 끝났다. 하지만 모든 일에 시행착오가 있듯이 다시 도시로 돌아가지 않고 고향인 지금의 산으로 옮겨왔다.
대신 갓과 한복은 벗었고 최소한의 돈으로 작물을 키웠다. 그렇게 자연생활에서 안정을 찾아갔고 장씨 가족은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르고 성인이 된 아들과 딸은 지금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병근 씨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아들일 때 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다"라고 전했다. 당시 장병근 씨는 "아버지는 의사였고 아들이 가업을 이어주길 바라셨지만 컴퓨터 조립하는 회사에 취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립식 컴퓨터 인기가 높아져 사업을 시작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자동차 정비소에 취직했지만 열심히 일할 수록 건강이 악화됐다"라며 산 생활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결국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를 기꺼이 보내줬다. 도시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삶을 잘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아내는 예천 산사태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장병근 씨 역시 실종된 상태다.
한편 장병근 씨 아내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번 집중호우로 경북 지역 사망자 수는 19명, 실종자는 8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