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배구팀 불화설 경질된 감독과 단장
IBK 배구팀 불화설에 김연경 선수가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최근 불거진 여자 프로배구 IBK 기업은행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추측된다. 22일 김연경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겉은 화려하고 좋아 보여도 결국 안은 썩었고 곪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릇이 커질수록 많은 걸 담을 수 있는데 우리는 그 그릇을 꽉 채우지도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변화가 두렵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변화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IBK 배구팀 불화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송화 무단이탈 논란
IBK 기업은행은 주전 세터 조송화 선수의 무단이탈로 최악의 팀 분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송화 선수는 서남원 선수와의 불화로 지난 12일 KGC 인삼공사와의 경기 이후 팀을 탈퇴한 뒤 구단의 설득으로 다시 복귀했다.
그러나 16일 페퍼 저축은행 전이 끝난 뒤 또다시 숙소를 나가버렸고 김사니 세터 코치 역시 구단 측에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은행 측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하는 악수를 뒀다.
또한 "팀을 이탈한 조송화 선수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 이탈 선수 문제 등에 대한 책임 차원에서 사직 의사를 밝힌 김사니 코치는 사의를 반려하고 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라고 밝혔다. 김사니 코치는 서남원 감독 대신 일시적으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물론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이 IBK 배구팀 불화설과 성정 부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결징한다고 해서 지금 이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배구 팬이라면 조송화에게 끌려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미 여자 부구계는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 학교 폭력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그렇게 여자배구 인기가 식어버리는 듯 했지만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감동적인 스토리에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여자배구 인기를 되살릴 수 있는 최고의 찬스인 셈이다.
하지만 구단 측의 납득하기 어려운 대처 논란으로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이번 조송화 무단이탈 사태는 분명 팀 내 주축 선수들이 목소리를 내면 감독이나 단장 하나쯤은 언제든지 경질하고 교체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조송화 국셔틀 논란
국셔틀은 한국배구연맹 유튜브 채널 ‘KOVO’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확산됐다. 당시 영상에서는 식사를 하기 위해 앉아 있는 선배 선수에게 신입 선수가 국을 가져다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왕따나 군기를 잡을 때 악습에 쓰이는 빵셔틀에 빗대 국셔틀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장면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퍼졌고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었다. 물론 일부 누리꾼들은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 "오히려 선배를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국셔틀인지 아닌지 모르지 않냐"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었다.
한국배구연맹 역시 누리꾼들의 반응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오볐다. 당시 인터뷰에 응한 선수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국을 가져다준 것인데 마치 군기 문화가 있는 것처럼 비쳤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인급 선수가 인터뷰와 상관없는 코치 자리에도 국을 가져다주는 장면을 보고 반쪽짜리 해명이라고 꼬집었다.
국셔틀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영상은 'KOVO' 채널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현재 IBK 배구팀 불화설로 인해 감독과 단장이 경질되자 일부 배구 팬들은 "국셔틀 논란처럼 삭제됐다"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감독과 단장이 물러난 만큼 조송화 선수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