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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이슈

귀엽다고 만지지 마세요… 광주 도심 아파트에 너구리 떼 등장

by 텍스트뉴스 2025.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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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심 한복판에서 야생 너구리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주민들 사이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에서 새끼 너구리 무리가 포착되자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경고에 나섰다.

 

 

구조 수치 5배 이상 급증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도심에서 구조된 너구리는 11마리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무려 52마리로 급증했다. 1년 사이 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6일에는 광주 광산구 장덕동 아파트 단지에서 새끼 너구리 9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이들은 주로 아파트 뒷길에서 햇볕을 쬐거나 잠시 눕는 모습이 주민들에게 포착됐다.

 

또 1일에는 같은 지역 내 다른 아파트 10층 계단에서 성체 너구리 한 마리가 소방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새끼 무리의 부모로 보이는 성체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일부 주민은 너구리가 길고양이 사료에 끌려 내려온 것 같다고 추정했다.

 

야행성 너구리, 아파트 뒷길 점령

 

너구리는 개과에 속하는 포유류다. 곤충, 들쥐, 과일 등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섭취하는 잡식성이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숨고 밤에 활동한다. 보통 깊은 산속에서 서식하지만, 최근엔 먹이를 따라 도심으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졌다. 장덕동 아파트 단지는 공원과 맞닿아 있어 이동 경로로 적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인적이 드문 뒷길이나 담장 근처, 자투리 화단 같은 곳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발견이 쉽지 않다. 주민들은 아침 시간에 산책하다가 햇살 아래에서 일광욕 중인 너구리와 마주치는 일이 늘었다고 말한다.

 

귀여움과 불안 사이

일부 주민은 ‘귀엽다’, ‘신기하다’며 너구리를 사진에 담고, 먹이를 챙기기도 했다. 하지만 인근에 유치원과 초·중·고가 밀집한 지역 특성상 어린이 안전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먹이를 주지 말아 달라고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야생동물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이 안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관리소 측은 “어린이들이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을 뻗을 수 있다. 광견병 등 감염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너구리는 공식적으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된 동물은 아니다. 하지만 구조 목적이 아닌 포획이나 사살은 불법이다. 야생동물센터 측은 “야생동물은 접촉 자체를 피해야 한다. 거리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 새끼일 경우, 사람이 다가가면 위협을 느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당국이 권고하는 행동 수칙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너구리를 만났을 때 행동 요령도 함께 밝혔다. 우선 먹이를 주지 말 것, 플래시를 터뜨리며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지 말 것, 직접 구조하려 하지 말고 신고할 것 등이다. 거리 두기를 기본으로 삼고, 어린이가 혼자 마주하지 않도록 어른들이 동행할 것도 권고했다.

 

센터는 “너구리는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먹이나 새끼를 건드리는 상황이 되면 달라질 수 있다. 동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예외 없이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너구리 서식이 장기화될 경우, 퇴치보다 공존을 위한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만큼, 사람과 동물이 서로 영향을 줄이지 않도록 구역을 나누고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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