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역대 두 번째 올림픽 취소 위기에 놓였다. 취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상적인 일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일본 총리 아베 신조 (あべしんぞう)가 도쿄 올림픽 취소·연기 가능성을 암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출처: SBS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G7 정상들과 코로나19 대응과 관련된 긴급 화상 통화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인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겨냈다는 증거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실시하고 싶다"라며, G7 정상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베 발언이 사실상 도쿄 올림픽 연기를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무관중이나 대회 축소를 검토하기보다는 시일이 걸리더라도 온전한 상태로 대회를 치르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아베의 이런 발언은 도쿄 올림픽 취소 및 연기를 하지 않고 개최될 경우 무관중 및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불안감이 계속될 경우 최악의 올림픽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올림픽 준비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은 일본은 그동안 공들인 노력과 돈을 생각하면 취소할 수도 없고 무관중이나 연기를 해서 치르는 것도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일본 국민들 사이에서도 도쿄 올림픽 취소·연기가 옳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 평균 60% 이상이 도쿄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답변을 했고 약 20%가 도쿄 올림픽 취소·중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도쿄 올림픽 취소·연기와 관련된 최종 결정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갖고 있다. 17일부터 사흘간 일정으로 각 종목별 세계협회와 화상회의를 진행해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이는 역대 4번째다. 앞서 1916년 베를린 올림픽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으며, 1940년 도쿄 올림픽, 1944년 런던 올림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로 취소된다면 전염병으로 인한 올림픽 취소의 첫 사례가 된다.
사실 일본이 그동안 코로나19 검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은 어쩌면 확진자수를 최소화시켜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일본 입국금지는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