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7, 6, 5, 4,3 …" 오진혁 "끝"
도쿄올림픽 양궁 단체전에 나선 오진혁의 마지막 화살이 10점 과녁에 정확히 꽂혔다. 그의 마지막 한방과 함께 한국 양궁 대표팀은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지난 26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은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오진혁, 근육 3개 끊어진 어깨로 금메달 쐈다!
이날 출전한 선수는 맏형 오진혁, 김우진, 막내 김제덕이었다. 특히 오진혁은 어깨 부상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진 상황에서 진통제로 버티고 있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세트스코어 4-0 상황에서 3세트에 진입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만 내도 금메달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3세트에 들어선 한국과 대만은 나란히 9점을 쐈다. 이후 김우진, 김제덕이 9점, 10점을 쐈고 대만은 10점, 9점, 9점을 쐈다. 9점 이상을 쏴야 금메달을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긴장감이 넘치는 순간. 양궁 대표팀 맏형 오진혁은 마지막 활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끝." 오진혁이 손 마지막 화살은 그대로 10점에 꽂혔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오진혁, 김우진, 김제덕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만든 값진 금메달이었다.
특히 부상 투혼을 보이며 마지막 활시위를 당긴 맏형 오진혁이 남긴 한마디는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에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과연 오진혁은 마지막 활을 쏘는 순간 10점을 직감했을까? 그는 왜 "끝."이라는 말을 남겼을까.
23살 어린 김제덕, 그는 영웅
오진혁은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끝이라고 한게 맞다. 양궁 선수들은 활을 쏘는 순간 10점을 맞추는 느낌을 받는다. 마지막 화살을 쏠 때 딱 10점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값진 금메달의 성과를 후배들에게 돌렸다. 오진혁은 "김제덕은 영웅이다. 힘든 상황마다 10점을 쏘면서 분위기를 이끌어 갔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 오늘 너무 잘했고 너무 고마운 동생이다"라며 아낌없이 칭찬했다.
실제로 김제덕은 경기 내내 오진혁과 김우진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보탰다. 일본과의 준결승 연장전에서도 홀로 10점을 쏘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오진혁은 "제덕이가 파이팅을 외쳐줬는데 과거 우진이도 그랬다. 이번에 더 어린 동생이 파이팅을 외쳐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익숙해지면서 긴장감이 풀렸다. 제덕이의 파이팅이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로써 오진혁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9년 만에 다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진혁은 31일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로 부담감을 덜어낸 만큼 개인전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