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 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정원섭
"억울함을 풀어달라" 국민청원 등장
억울한 누명으로 49년이라는 세월을 송두리째 빼앗긴 故정원섭 씨에 대한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국민청원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 30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조작된 살인의 밤 피해자 정 xx 씨에 관심을 가져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고***씨를 고문하고 사건을 조작한 형사와 판사 처벌 및 피해자 가족들에게 제대로 된 배상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15년 억울한 옥살이 보상도 없어...
이 사건은 지난 29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 故정원섭 씨 사건을 방송하면서 재조명됐다. 그의 억울함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원섭 씨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6억원의 국가 배상 판결을 받지 못한 사실을 전했다.
꼬꼬무 정원섭 씨는 1972년 당시 9살이었던 춘천경찰서 파출소장 딸에게 몹쓸 짓을 하고 숨지게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 집 근처 만화가게 주인이었던 정원섭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현장에서 발견된 연필과 빗이 그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꼬꼬무 정원섭, "나는 범인이 아니다"
정원섭 씨는 재판에서 고문 탓에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호소했지만 대법원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렇게 15년을 복역한 후 정원섭 씨는 1987년 성탄절 모범수로 가석방됐다. 이후 2007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통해 재심 권고를 받았고 2011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국가와 검찰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소멸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보상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뒤 소송을 제기해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였다. 결국 정원섭 씨는 피해보상 배상금 26억 원 중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지난 3월 28일 향년 87세 나이로 별세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13년 류승룡, 갈소원 주연의 영화 '7번방의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돼 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9일 꼬꼬무를 통해 한 명의 인생이 송두리째 빼앗긴 사연이 소개됐고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정원섭 씨를 고문한 경찰관들의 "기억이 안 난다", "그런 적 없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장면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분노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