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이르면 당장 3년 후인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나이(연령)를 만 6세에서 만 5세(한국 나이 7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발표한 것을 두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7월 29일 교육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 정부 업무계획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대국민 토론회와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해 나아갈 방침이지만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도 없던 학제 개편 이슈가 갑자기 등장하자 부정적 연론이 높다.
또한 학제개편은 초중등 교육법 등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사전적 합의가 있다면 2025년부터 시행될 계획인데 이는 1949년 교육법 제정 이후 76년 만에 대한민국 학제가 바뀌는 것이다.
만 5세 입학 추진 배경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따르면 "영유아와 초등학교 시기가 성인기에 비해 교육에 투자했을 때 16배 효과가 더 나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취학연령 하향은 사회적 약자도 빨리 공교육으로 들어와 공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라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또한 "아이들의 지정 능력이 높아지고 전달 기간도 빨라져 현재 12년 간의 교육 내용이 10년 정도면 충분하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도 저출산 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감소가 예상되자 취학 연력하향으로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나이인 입직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우동기 총장은 "(만5세 입학) 시행하는데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입직 연령을 낮추기 위해 취학 연령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평생 교육 시대이고 지식 정보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면서 중등교육·고등학교에 학생들을 너무 오래 잡아두면 안 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입학 나이 연령 하향 반대
관련단체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들 인생이 걸린 문제라며 조기 입학 안을 철회하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모인 교육단체는 대통령실 앞에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예고했다.
학부모들의 반대 의견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또한 돌봄 공백이 생기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다. 또한 학업 스트레스가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돌봄 시간을 어떻게 나라에서 책임져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취학 전 만 4세 아동에게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의 경우 "만 5세 유아는 전체 유치원 유아의 40∼5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유치원의 주요 교육 대상이다. 강경 추진한다면 정권 초기의 엉뚱하고 다급한 발상에 그치고 말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기창 교수도 "5세 아이들의 지적 발달 수준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이 심화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교육부 안이 현실이 된다면 2025년에는 2019년 1월생부터 3월생이 한 번에 입학하게 된다. 그해 신입생만 8만 명이 늘어나는 것으로 이제 아이들은 더 치열한 입시와 취업 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 또한 현재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이 만 5세에게 적용될 수 있다.
만 5세 입학 반대 청원
초등학교 입학 나이 연령을 낮추는 만 5세 입학 반대 서명이 이틀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1일 오전 9시 30분 기준 10만 5천명이 온라인을 통해 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만 5세 입학 반대 서명에 동참하자는 글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맘카페에서는 "지금도 자녀 초등학교 입학으로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부모가 많은 상황에서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라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입시 경쟁과 사교육을 시기를 앞당가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